10집 발매기념 이승철 2009 콘서트 Mutopia in 안양

가수와 밴드는 명불허전. 그러나 너무 아쉬웠던….
블로그 포스팅을 너무나 오랜만에 하는군요. 2월 3일에 입대해서 강원도 산골에서 이런저런 고생을 하다 첫 휴가를 나왔습니다. 부대 안에서 밖에 나가면 하고 싶은 일들을 미리 생각해뒀는데, 그 중 하나가 라이브 공연을 보러 가는 일이었죠. 휴가 기간에 개인적으로 보고 싶은 공연은 SG 워너비 서울 공연과 이승철 안양 공연이 있었는데, 음악을 많이 듣는 주변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승철을 추천하더군요. 휴가 나와서 공연 일자를 며칠 앞두고서야 예매를 해서 앞쪽의 좋은 좌석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공연 일정은 2009년 6월 27일 토요일 19시 30분이었고, 장소는 안양 종합운동장이었습니다. 지난달 10집 앨범을 발매하고 '10집 발매기념'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투어의 7번째 공연이었습니다. 좀 더 큰 무대에서의 서울 공연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서울 공연은 이미 지나갔더군요.
안양·과천권의 게이트라고 할 수 있는 사당역에서 사촌 누나와 만나 버스를 타고 안양 종합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정류장에서 내린 시점엔 몰려드는 인파라던가 공연 안내 현수막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없어서 살짝 당황했지만, 길을 찾아 종합운동장을 찾아가니 꽤 많은 사람이 운집해 있더군요. 예매한 티켓을 현장 수령하고 야광봉 하나씩 사 들고 공연 15분 전에 좌석을 찾아가서 앉아 있었습니다. 2층 중앙자리였는데, 농구장을 반으로 갈라 설치한 무대 앞쪽으로, 또 양옆 쪽으로 수많은 사람이 모인 것에 새삼 이승철이란 이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던 저를 실망하게 하는 일들이 생기더군요. 공연 시작 정시가 되었음에도 각 입구와 통로마다 많은 사람이 들어오고 있는데다 심지어 콘서트를 하는데 오징어와 맥주를 팔러 돌아다니는 상인이 있고, 그걸 사먹는 아줌마들이 있었으니...
결국, 공연은 15분가량 지연되어 시작되었습니다. 작년 신승훈 공연이 정시에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참 실망스러운 관객 매너라고밖에 볼 수 없더군요. 어찌 됐던 감각적인 조명 효과 아래 백댄서들의 무대로 막을 연 공연은 밴드 멤버들이 하나하나 등장하다가 마침내 주연인 이승철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습니다. 처음부터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객석을 압도한 오프닝 파트에서 저는 '저렇게 공연하다 쓰러지는 거 아냐?'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3곡을 연달아 부르고 마침내 관객들에게 인사말을 건네는 '황제' 이승철. 계속 이어지는 전국 투어 일정 중 하나로 안양 시민에게 인사하는 느낌이었는데, 저처럼 서울에서 일부러 찾아온 관객은 생각을 안 해주는건가 싶어 약간 섭섭했습니다 -_-ㅋ
이승철 10집! Music과 Utopia(이상향)의 합성어라는 Mutopia. 얼마 전 방송에서 본 적이 있던 앨범의 타이틀 '손톱이 빠져서'가 다음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히트곡들이 이어졌는데, 이승철 노래를 즐겨듣지 않았음에도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의 히트곡들인 마지막 콘서트,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 등이 이어졌습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얼마 전에 김경호 씨가 리메이크해서 재조명 받기도 했었는데, 이승철 표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관객과 가수가 하나가 되어 열창했던 부분은 지금 돌이켜봐도 정말 뜨거운 무대였습니다.
2009년 이 시점에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아는 노래로는 분명 드라마 에덴의 동쪽,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OST인 듣고있나요,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공연에서도 저를 포함한 많은 관객이 함께 따라부르며 즐거워했습니다. 그러나 역시 최고의 인기는 'Never Ending Story'. 아무리 윤상현 씨가 잘 불러서 화제가 됐다한들, 말 그대로 오리지널을 현장에서 직접 듣는 데에 비할 수는 없었습니다. 곡의 앞부분에선 '이승철'을 연호하다가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을 모두가 하나되어 열창한 그 무대는 가히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하겠습니다.
한 번쯤 막을 내렸다가 올라오는 앵콜 무대에서는 단연 '소리쳐'가 압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8집 최고의 히트곡인 소리쳐와 하얀새는 반드시 나오리라 생각했기에 기다렸는데, 역시 앵콜 무대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더군요. 그 후에 잔잔한 팝송을 한 곡 부르며 무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간단히 평하자면, 가수와 밴드를 포함한 콘서트 팀은 최고였습니다. 그러나 관객과 무대가 그 좋은 공연을 아쉽게 만들었습니다. 앞서 말했듯 관객들의 입장이 늦어 공연 시작이 늦어진 것, 오징어와 맥주를 파는 잡상인이 돌아다닌 것도 있었고, 래퍼가 'Everybody stand up'이라 외치면서 관객들이 모두 점핑해야 하는 곡이라 자리에서 일어섰더니 뒷자리에 계신 아줌마가 툭툭 치면서 '안보이니 자리에 앉아'라고 말한 순간엔 확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열광적이어야 할 무대에 관객 호응은 그 반에도 못 미쳤고 앵콜까지 더해서 2시간을 간신히 채울 만한 비교적 짧았던 공연 시간도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 이승철을 나쁘게 평가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24년의 음악 경력을 가진 그와 1년에도 수십 번 전국을 돌며 공연하는 그의 콘서트 팀은 정말 일류였고 흠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또한 이승철 본인이 느끼는 자부심 역시 대단한 것 같더군요. 다음에는 서울의 좀 더 큰 공연장에서, 좀 더 열정적인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1층 앞쪽 좌석에서 이런 좋은 무대를 '제대로'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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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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