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EXPECTED TWIST - RADIO WAVE
2006년 10월 10일에 맞춰 10집 앨범을 발표한 지 2년이 되는 2008년 10월 7일, 신승훈 프로젝트 앨범인 RADIO WAVE가 발매되었다. 지난 열 장의 앨범을 볼륨이 충실한 정규 앨범으로 발매했던 그가 처음으로 선보이는 프로젝트 음반...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일단 10월에 정규 앨범이 아닌 음반으로 컴백한다는 얘기는 몇 달 전부터 기사로 접해서 알고 있었다. 그러나 놀라웠던 것은 [UNEXPECTED TWIST]라는 프로젝트 명을 가지고 3개의 프로젝트 앨범이 예정되어 있고, Radio Wave가 그 첫 번째라는 것.
발매일인 10월 7일 아침에 바로 멜론을 통해서 구한 뒤에 일주일간 수십 번을 반복해서 들어봤다. 앨범도 당일에 구하고 싶었으나 엠투유 레코드(전 신촌 신나라 레코드) 조차 물량은 10월 8일 이후에 풀린다고 하기에 나중에 구입했다.
일단 앨범의 볼륨을 살펴보면, 총 6개 트랙인데 1번 트랙은 인트로의 역할을 하므로 실제론 5곡이 들어있다. 싱글이라기엔 확실히 많지만 기존 정규 앨범에 비하면 반쪽이다. 시중에서나 온라인에서나 7,400원이라는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데, 조금 앞서 싱글을 발매하고 12,000원 이상을 받던 서태지와는 대조적인 모습.
앨범 전체를 통틀어, '이전의 어떤 곡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곡이 하나도 없었다. 의도적으로 발라드를 배제하고, 장르의 변화가 눈에 띄는 곡만을 묶어놓은 느낌. 작곡은 모두 신승훈이 했으나 작사는 'I Do' 하나를 빼곤 다른 작사가가 했는데, 원태연 시인이 작사한 '라디오를 켜봐요'와 '나비효과'는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럼 트랙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01 Different Wave 1:41
선공개한 티저 영상에 상당 부분 쓰였던 곡으로, 앞부분에는 미소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그 후로 오랫동안의 일부를 삽입하고, 분위기가 바뀐 후에 'Chiki-dung'으로 시작하는 상큼한 음악이 시작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웨이브의 문을 여는 인트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02 Hey 4:00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곡. 서정적인 분위기가 진하게 묻어나지만 코러스의 활용과 비교적 빠른 리듬으로 색다른 색채를 연출하고 있다. 모던락 곡이라고 하는데 반복해서 들어보면 확실히 Nell이나 델리스파이스와 유사한 느낌을 받는다.
03 라디오를 켜봐요 4:08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이며, 원태연 시인이 작사한 연작의 첫 번째 곡. 마이너 발라드의 느낌으로 아주 나긋하게 나아가다가 '지금 라디오를 켜봐요 이 세상 모든 아름다운 노래가' 부분에서 한 번에 폭발하는 멜로디가 매력적이다. 타이틀로서 나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팬으로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는 그런 곡이랄까.
04 나비효과 4:28
역시 연태연 시인이 작사한 연작의 두 번째 곡. '바보 같은 사랑을 했지 하지만 사랑은 바보 같은 것'이라는 가삿말이 몇 번이고 들을 때마다 가슴 한 켠을 뒤흔든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서정적이면서 기존의 발라드와 맞닿아있는 곡이 아닐까한다.
05 I Do 3:48
앨범 설명을 보면 장르는 Pop Rock이라고 하는데, 음악적인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잘 모르겠다. 이번 앨범의 곡 중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곡.
06 너를 안는다 4:35
Hey 못지 않게 정말 좋아하는 곡. 역시 장르로 구분하는 것은 잘 모르겠고 장황하게 늘어놓아봐야 이해도 못한다. 첫 소절부터 마지막까지 밝고 경쾌한 느낌이 지속되는 곡으로, 내지르거나 호흡이 긴 소리는 별로 없이 높은 음들이 비교적 빠른 리듬으로 쭉 이어진다.
분명 10집 발매 후 인터뷰에서, 앨범 열 장이 터닝 포인트이며, 이후로는 '발라드의 황제'가 아닌 다른 뮤지션으로 거듭날 것을 밝힌 적이 있다. 자신이 부르면 색다른 느낌의 곡이라도 발라드 같다고 하면서, 다양한 음악을 소화할 수 없는 '자신의 목소리가 싫다'고 얘기하기도 했는데, 어쨌든 이번 프로젝트 앨범은 매우 높은 퀄리티의 좋은 음반이다.
이전과 겹치는 형식의 곡이 없으면서도 전체적으로 귀에 쏙 감긴다. 변화의 시작으로서 매우 훌륭하다고 평할 수 있다. 오히려 걱정되는 것은 이후의 두 프로젝트 음반이다. 작곡가로서 수많은 곡을 쓰고, 수십 곡 중에 고르고 골라서 낸 곡이 이번 앨범일 것이다. 창작의 고통 속에서 이번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지 않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의 팬으로서 여전히 그의 발라드가 좋긴 하다. 그러나 본인이든, 기획사든, 팬들이든 너무 과거에 얽매이는 것은 좋지 않다. 평생을 음악을 하며, 한국의 거장 뮤지션으로 나아가려면, 이 기회에 좀 더 도전하고, 좀 더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면서 넓은 음악적 역량을 쌓아보는 것이 어떨까. 가진 것이 없어서 기획사에 종속되는 신인들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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